한의사 20년, 그전에 제 다이어트만 20년을 해왔습니다. 수많은 방법을 시도하고 실패해본 사람으로서 말씀드립니다. 안 빠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대개 의지가 아닙니다.
상담 오시면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혼자 해보다가 잘 안 됐어요
작심삼일이에요
이것저것 해봤는데 그때뿐이더라고요
요요가 너무 쉽게 와요
약을 끊는 동시에 식욕이 폭발해요
예전엔 이 정도만 해도 빠졌는데요
저는 이런 말씀을 들으면 우선 그동안 해오신 방법을 하나씩 여쭤봅니다. 어떤 방법을 얼마나 하셨는지, 그중에 그래도 효과가 있었던 건 무엇이었는지, 그때 그 체중을 얼마 동안 어떻게 유지하셨는지까지요.
시간이 좀 걸리는 문진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만 짚어드려도 한약 효과가 확실히 다릅니다. 더 잘 빠지시고, 무엇보다 더 잘 유지하십니다. 이미 해보신 경험 안에 답이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실패한 방법은 버리면 됩니다. 그 방법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걸 알려줬으니, 그것대로 소득입니다. 같은 방법을 다시 붙잡고 있으면 결과도 같을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경험해서 실패했으면 내가 틀린 것이 아니고 그 방법이 틀린 것입니다."
— 권영주 원장, 『나는 당신이 예쁜 몸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중에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이유
지금은 마흔이 넘었는데 20대 때보다 날씬합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오는 데 20년이 걸렸고, 그 20년이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한의사언니의 다이어트 흑역사
환자분들께 늘 말씀드립니다. 적어도 저처럼 돌아가지는 마시라고요.
스무 살
생애 처음 53kg을 넘었습니다
공강이면 친구들과 카페에서 달달한 커피에 케이크를 먹었고, 저녁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술자리였습니다. 그 작은 몸으로 소주 두 병을 두 시간도 안 되어 들이켰으니까요. 그렇게 석 달을 보내고 나니 살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때가 제 첫 위기였습니다.
스물 하나
그리고 굶었습니다
반수를 결심하면서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제가 택한 방법은 안 먹는 것이었습니다. 몸을 학대하는 방식이었죠. 벌써 20년 전 일인데, 지금 상담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그때의 저와 똑같은 방법으로 고생하다 오십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그 방식만 그대로입니다.
인턴 시절
컵라면과 삼각김밥으로 버텼습니다
1년간 거의 집에 못 갔습니다. 24시간 당직에 쪽잠, 새벽마다 울리는 콜. 잠깐 짬이 나면 병원 지하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먹는 게 하루의 낙이었고,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대강 때우고 캔커피와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이상 식욕을 부른다는 걸 그때 제 몸으로 배웠습니다.
첫아이 낳고
그렇게도 빵을 먹었습니다
그때 사진을 보면 체중은 지금과 2~3kg 차이밖에 안 납니다. 그런데 볼이 빵빵하게 부어 있고 피부는 푸석합니다. 생기가 없어요.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은 숫자가 아니라 얼굴에 흔적을 남기더라고요.
돌아보면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오시는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디서 어긋났는지가 보입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먹어봤고, 10년이 됐습니다
개원할 때 원내탕전은 꼭 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직접 달이지 않으면 처방은 알아도 그 약이 무슨 맛인지, 그리고 몸에 반응이 어떤지는 모르게 되니까요.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매일 다이어트 한약을 처방하면서 정작 저는 안 먹어봤더라고요. "이거 먹으면 진짜 빠지긴 해?" 그래서 저희 한의원 처방대로 먹기 시작했습니다.
10년이 지났습니다. 두 번의 출산을 지나왔고 마흔이 넘었는데, 20대 때보다 지금이 더 가볍고 에너지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느 날 어떤 부작용이 오는지, 언제 식욕이 치고 올라오는지를 제 몸으로 압니다.
제가 안 먹어본 약은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저희 한의원 약장입니다. 여기서 약재를 하나씩 달아 짓습니다.
10년
원장이 직접 복용한 기간
20년
환자 다이어트 진료
원내탕전
개원 이래 직접 달입니다
한약과 함께, 편지 한 장을 드립니다
지금까지 써온 복약지입니다. 한 장이 한 분이고요.
한약을 처방해드리는 분들께는 정성을 들여 복약지를 씁니다. 7년간은 손편지로 썼습니다. 그러다 글씨가 너무 엉망이고 긴 내용을 못 쓰게 되어서 지금은 문서로 만들고요.
처방이 많은 날에는 솔직히 힘듭니다. 그래도 한 분 한 분 어떤 약재를 왜 넣었는지, 이번에 무엇을 잡으려는 건지 맞춰 써드리면 참 좋아하십니다. 저도 그걸 아니까 힘들어도 포기가 안 되더라고요.
— 『나는 당신이 예쁜 몸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중에서
약만 지어서 보내드리지 않습니다. 이 약이 왜 당신에게 처방됐는지, 지금 당신 몸에서 무엇을 잡으려는 건지, 어떤 점을 조심하셔야 하는지를 적어 보냅니다. 집에서 혼자 드시는 동안에도 궁금하시지 않게요.
굶기는 약이 아닙니다. 신진대사를 끌어올려 체지방까지 잘 쓰는 몸, 흔히 말하는 지방을 태우는 몸을 만드는 쪽입니다. 대사가 살아나면 적게 먹어도 포만감이 오래가서 식욕이 저절로 내려갑니다.
10년 먹어본 사람으로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식욕을 억누른다기보다 내게 필요한 만큼만 먹게 되는 몸에 가깝습니다. 참느라 힘든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그래서 저희 한약에는 보약재가 넉넉히 들어갑니다. 대추, 감초, 당귀, 계지, 육계, 건강 같은 것들이요. 체중은 몸이 따뜻할 때 잘 빠지거든요. 다이어트가 몸을 괴롭히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절로 덜 먹고 싶어지게 만드는 게 맞습니다.
다이어트 한의원은 많은데, 왜 더율일까요
선택하실 때 참고가 되시도록, 저희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적어봤습니다.
①
원장이 10년째 직접 먹습니다
권하는 약을 정작 본인은 안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제 몸으로 10년을 확인했습니다. 어느 지점이 힘든지, 언제 식욕이 올라오는지, 어떤 컨디션에서 부작용이 오는지를 겪어봤으니 조절할 줄 압니다.
②
개원 때부터 원내탕전을 고집했습니다
외부에 맡기면 편하지만, 약이 무슨 맛인지 몸에 어떤 반응이 오는지 모르게 됩니다. 직접 달이다 보니 약재 하나를 빼고 더하는 판단이 빠릅니다.
③
테스트 한약을 먼저 드립니다
바로 한 달치를 지어드리지 않습니다. 부작용이 나에게 오는 체질인지 짧게 확인하고 시작합니다. 이 순서를 지키니 10대 수험생부터 60대까지 무리 없이 가능합니다.
④
마황 이야기를 먼저 꺼냅니다
불면, 소화불량, 가슴 두근거림, 손떨림. 실제로 있는 일이라 처방 전에 말씀드립니다. 좋은 얘기만 하는 곳은 조절할 생각이 없는 곳입니다.
⑤
마황을 빼고도 처방합니다
마황이 1g만 들어가도 힘드신 분이 계십니다. 그런 분께는 마황 없이 순환을 돕는 약재와 식욕을 다스리는 약재로 다시 짭니다. 예전에 한 번 고생하셨다고 포기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⑥
복약지를 씁니다
7년간 손편지로 썼고, 지금도 한 분 한 분 맞춰 씁니다. 약만 지어 보내는 게 아니라 왜 이 약인지를 함께 보내드립니다.
이렇게 달라지십니다
몇 달 꾸준히 한약을 드시고 함께 관리해 온 분들은 오실 때마다 조금씩 달라집니다.
옷차림이 밝아집니다. 운동화만 신으시던 분이 어느 날 하이힐을 신고 오시고, 치마 길이도 짧아집니다. 표정과 목소리부터 다릅니다.
요즘은 진료실로 들어오시는 발걸음 소리만 듣고도 압니다. 아, 이번에 더 빠지셨구나.
얼마나 걸리고, 얼마나 빠질까요
7~10%
한 달 기준 시작 체중 대비 감량 목표
주 0.5kg
근 손실 없이 권하는 감량 속도
초진에서 제가 꼭 여쭙는 게 있습니다. 고3 때 체중이 어느 정도셨나요. 그 시기가 타고난 체형의 최대치라서요. 지금 똑같이 60kg이어도 고3 때 40kg대였던 분과 60kg였던 분은 지방 세포 수부터 다릅니다. 목표를 현실적으로 잡는 데 이만한 기준이 없습니다.
그리고 목표는 52kg처럼 딱 떨어지는 숫자보다 51~53kg 같은 구간으로 잡으시길 권합니다. 체중은 물 한 컵에도 0.5kg이 움직이고, 반신욕만 해도 내려갑니다. 숫자 하나에 하루 기분이 왔다 갔다 하면 오래 못 가거든요. 애초에 실패할 목표를 잡아놓고 스스로를 탓하실 이유가 없습니다.
다이어트 한약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입니다. 처방 구성과 기간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며, 정확한 금액은 초진 상담 후 안내해드립니다.
이런 분들이 오십니다
👶출산 후 안 빠지시는 분
저도 두 번 겪었습니다. 산후에는 회복과 감량을 같이 봐야 해서, 보하면서 빼는 처방이 필요합니다.
🏥교대 근무나 야근이 잦으신 분
간호사, 의사, 사회 초년생분들이 많이 오십니다. 공통적으로 잠이 부족하시고요. 이런 경우엔 잠에 도움되는 약재를 꼭 함께 씁니다. 잘 주무셔야 잘 빠집니다.
📚10대 수험생
공부에 지장이 없어야 하니 용량 조절이 특히 중요합니다. 테스트 한약으로 반응부터 확인하고 시작합니다.
🍶술자리를 피하기 어려우신 분
알코올 대사를 돕고 간을 보호하는 약재를 함께 넣습니다. 숨기지 마시고 말씀해 주세요. 조절이 필요하니 탕약 쪽이 맞습니다.
🕰️40대 이후, 예전 방법이 안 통하시는 분
대사가 달라져서 그렇습니다. 굶는 방식은 근육만 빼고 요요를 부릅니다. 이 시기엔 대사를 올려서 빼야 합니다.
💊다이어트 한약에 데어보신 분
심장이 뛰거나 잠을 못 주무셨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마황 없이도 처방이 됩니다. 한 번의 경험으로 단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늘 말씀드리는 부분입니다. 한약만으로 다이어트가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약은 그 길을 훨씬 수월하게 해줍니다. 덜 먹어도 덜 힘들도록 에너지를 주고, 적게 먹어도 대사가 잘 돌아가게 해줍니다. 그러니 한약의 도움을 받는 이 시기가 습관을 바꾸기에 가장 좋은 때입니다.
공복은 최대 14시간
공복 시간이 확보되어야 인슐린이 내려가고 지방이 연소되기 시작합니다.
먹는 시간은 10시간 안에
무엇을 먹느냐만큼 언제 먹느냐가 중요합니다.
야채, 단백질, 탄수화물 순서로
같은 음식도 순서를 바꾸면 혈당 곡선이 달라집니다. 뷔페에서도 통하는 방법입니다.
하루 한 끼는 충분히
안 먹는 다이어트는 그만두셔도 됩니다. "아, 배불러 기분이 좋네" 정도로만 드셔도 불필요한 지방은 충분히 빠집니다.
식사 후 10~20분 움직이기
가볍게 움직이는 것만으로 혈당이 급하게 오르는 걸 막아줍니다.
물 일곱 잔, 잠 일곱 시간
잠이 부족하면 그렐린이 올라가고 렙틴이 떨어집니다. 자는 동안에도 다이어트는 진행됩니다.
하루 20분은 나를 위해
스트레스를 풀 통로가 없으면 그 통로가 음식이 됩니다. 반신욕이든 음악이든 일기든, 퇴근 후 나만의 루틴을 하나 만들어 보세요. 저는 레깅스로 갈아입고 폼롤러 스트레칭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봅니다
같은 체중 증가라도 체질과 식습관에 따라 변증이 다릅니다. 앞서 보신 호르몬 패턴과도 이어집니다.
식적(食積)
과식과 야식, 기름진 식사가 두드러지는 경우
식사량이 많거나 야식이 잦고, 기름진 걸 드시고 나면 무거움이 오래 갑니다.
🌙 밤 야식형, 🍞 탄수화물 식사형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습담(濕痰)
부종과 무거움, 소화 정체가 두드러지는 경우
아침에 얼굴과 손발이 붓고, 몸이 무겁고 처지는 느낌이 오래 갑니다.
서양의학에서는 부종성 비만이나 대사증후군과 관련해 다룹니다.
기허(氣虛)
피로와 기력 저하로 활동량이 줄어드는 경우
쉬어도 피로가 안 풀리고, 많이 드시지 않는데 체중이 늘거나 정체됩니다.
⏰ 식사 리듬 붕괴형에서 자주 보입니다.
간기울결(肝氣鬱結) · 음허(陰虛)
긴장이 오래가고 잠이 부족해 체중이 늘어난 경우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하시거나 반대로 못 드십니다. 이런 경우엔 다이어트 한약에 잠 보약을 함께 넣습니다. 산조인, 연자육, 대추, 지실, 죽여 같은 약재들입니다.
🍪 스트레스 간식형, 🌙 밤 야식형의 한의학적 배경입니다.
양허(陽虛)
추위에 약하고 체온이 낮은 경우
손발이 차고 새벽에 몸이 무겁거나 붓습니다. 체중이 빠지는 과정은 대사가 살아나는 과정이라, 날씬함도 결국 따뜻함에서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