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떠난 뒤 허전할 때 —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자녀가 독립한 뒤 찾아오는 허전함은 유난스러운 감정이 아닙니다. 오랜 역할이 끝난 자리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 갱년기 변화와 겹쳐 오는 까닭, 한의학에서 보는 세 갈래와 오늘부터 해보실 네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아이 방 앞을 지나가다가 울컥했어요.」 인천 송도 진료실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잘 커서 나간 것이고 분명 좋은 일인데, 막상 집이 조용해지니 마음이 내려앉는다고 하십니다.

집이 조용해졌습니다
밥을 몇 인분 해야 할지 헷갈립니다. 시간이 남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습니다. 연락이 며칠 없으면 서운하다가도, 서운해하는 스스로가 또 못마땅합니다.
주변에서는 「이제 편하시겠다」고 합니다. 그 말이 맞기도 해서 더 말을 못 꺼내게 됩니다. 그래서 이 시기는 조용히, 혼자 지나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허전한 것은 아이를 못 보내서가 아닙니다. 오래 붙들고 있던 자리가 한꺼번에 비었기 때문입니다.
허전함은 역할이 끝난 자리에서 옵니다
수십 년 동안 하루의 뼈대가 아이 일정이었습니다. 일어나는 시각도, 장 보는 품목도, 주말 계획도 거기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 뼈대가 사라지면 하루의 모양 자체가 헐거워집니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래 반복해 온 일이 사라지면 몸도 리듬을 잃습니다. 그래서 식사 시각이 흐트러지고, 잠드는 시각이 밀리고, 낮에 늘어지게 됩니다.
또 하나는 관계의 변화입니다. 아이가 중심에 있는 동안 부부 사이나 친구 관계가 뒤로 밀려 있었다면, 그 자리가 비었을 때 대신 채울 것이 마땅치 않습니다.
갱년기와 겹쳐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가 독립하는 시기는 많은 분들에게 갱년기와 겹칩니다. 그래서 허전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열이 오르고, 잠이 얕아지고, 이유 없이 눈물이 나는 일이 함께 옵니다.
이때 두 가지를 따로 보면 답이 잘 안 나옵니다. 마음만 다독이면 몸의 변화가 남고, 몸만 보면 비어 버린 하루가 그대로 남습니다.
진료실에서 월경 상태와 열감, 수면을 함께 여쭤보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겹쳐 있다면 겹친 채로 봐야 합니다.
같은 시기에 온 두 가지를 하나로 묶어 「나이 탓」이라고 넘기면, 정작 손댈 수 있는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 시기를 몸이 한 단계 넘어가는 과도기로 봅니다. 채워 두었던 것이 줄어드는 때이므로, 같은 일도 더 크게 흔들립니다.
첫째는 심혈허(心血虛)입니다. 가슴이 허전하고, 잠이 얕고, 잘 놀라고, 이유 없이 울컥합니다. 감정이 머무를 자리가 얇아진 상태입니다.
둘째는 음허화왕(陰虛火旺)입니다. 식혀 주는 쪽이 줄어 열이 위로 뜨는 상태입니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밤에 땀이 나고, 새벽에 깨서 다시 잠들기 어렵습니다.
셋째는 간기울결(肝氣鬱結)입니다. 하고 싶던 일을 오래 미뤄 둔 상태입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이 잦으며, 서운함이 오래 남습니다.
채우는 쪽과 식히는 쪽, 푸는 쪽이 다릅니다. 그래서 같은 허전함이라도 처방이 갈립니다.
이럴 때는 진료를 미루지 마세요
이럴 때는 진료를 미루지 마세요
- 하루 대부분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가 2주 넘게 이어질 때
- 좋아하던 일에도 흥미가 생기지 않고 외출이 눈에 띄게 줄었을 때
- 잠들기 어렵거나 새벽에 깨는 날이 대부분일 때
- 식욕이나 체중이 눈에 띄게 달라졌을 때
- 술을 마시는 횟수나 양이 늘었을 때
-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스칠 때 — 이때는 지체하지 마시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허전함은 지나가는 감정이지만, 위의 항목이 함께 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시기는 원래 그렇다는 말로 넘기지 마시고 한 번은 확인을 받아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아이를 잘 보내신 것과 지금 힘드신 것은 서로 어긋나지 않습니다. 둘 다 사실입니다.
오늘부터 해보실 네 가지
첫째, 하루의 뼈대를 새로 하나 세우십시오. 아침 산책이든 주 2회 배우는 일이든, 요일과 시각이 정해진 것이 좋습니다. 남는 시간을 채우려 하기보다 기둥을 먼저 세우는 편이 낫습니다.
둘째, 연락의 규칙을 정하십시오. 기다리다 서운해지는 것보다, 주 1회처럼 서로 편한 주기를 정해 두는 편이 관계에도 낫습니다.
셋째, 미뤄 두었던 일을 하나 꺼내십시오.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 일정 때문에 못 했던 것 중 가장 작은 것부터면 충분합니다.
넷째, 잠자리에 드는 시각을 고정하십시오. 하루의 뼈대가 사라진 시기일수록 잠의 시각이 기준점이 되어 줍니다.

아이가 떠난 자리가 허전한 것은 그만큼 오래 마음을 쓰셨다는 뜻입니다. 이제는 그 마음을 조금 본인 쪽으로 돌리셔도 되는 때입니다. 인천 송도 더율한의원에서는 잠과 기력, 갱년기 변화를 함께 보면서 지금 어느 갈래에 계신지부터 확인해 드립니다.
더율 마음편한 클리닉
침 · 약침 · 한약 · 상담
- 잠·불안·긴장을 따로 보지 않고 함께 봅니다
- 검사에서 잘 안 잡히는 몸의 반응도 같이 확인합니다
- 드시는 약이 있으면 병행 여부를 먼저 상의합니다
- 체질과 상태에 맞춰 처방을 정합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한방 의료 정보 제공을 위한 참고 자료이며, 개별 환자의 진단·처방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은 한의사 진료를 통해 결정해 주세요.
권영주 대표원장 · 한방내과 전문의
20년째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만나온 한의사언니입니다. 아이를 대학에 보내거나 결혼시키고 나서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대부분 「좋은 일인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하십니다.
그런 분들께는 잠과 월경 상태,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는지부터 여쭤봅니다. 마음의 문제로만 보면 손댈 곳이 없지만, 몸의 변화까지 함께 보면 바꿀 수 있는 것이 생깁니다.
마음편한 클리닉, 원인부터 치료까지 정리했습니다
불면·불안·화병·자율신경 실조를 항목별로 나눠 두었습니다. 인천 송도 더율한의원 마음편한 클리닉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