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이 심해졌을 때 — 나이 탓만은 아닙니다

방금 하려던 일이 자꾸 생각나지 않는 상태. 기억이 지워진 것이 아니라 애초에 저장되지 않았던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와 구분하는 기준까지 함께 정리했습니다.

권영주 대표원장

의료 감수
권영주 대표원장 · 한방내과 전문의

「방금 뭐 하려고 했더라. 요즘 이런 일이 너무 잦아요.」 인천 송도 진료실에서 이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대개 웃으며 시작하시지만, 이야기 끝에는 혹시 치매 초기가 아닌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십니다. 30대, 40대에도 그렇게 여쭤보십니다.

건망증 한방치료 - 인천 송도 더율한의원
자꾸 깜빡하는 세 가지 이유

요즘 자꾸 깜빡하십니까

먼저 안심하실 만한 이야기부터 드리겠습니다. 진료실에서 건망증으로 오시는 분들 가운데 실제로 기억을 만드는 능력이 떨어진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기억을 만들 여유가 없었던 쪽에 가깝습니다.

기억은 두 단계를 거칩니다. 먼저 주의를 기울여 받아들이고, 그다음 저장합니다. 애초에 주의가 가지 않았던 것은 잊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들어오지 않은 것입니다. 열쇠를 어디 뒀는지 모르는 대부분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깜빡하는 것은 기억이 지워진 것이 아니라 애초에 저장되지 않았던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깜빡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여쭤보면 대개 세 가지가 겹쳐 있습니다. 첫째는 잠입니다. 낮 동안 받아들인 것은 자는 동안 정리되어 저장됩니다. 잠이 얕거나 자주 깨면 이 정리 작업이 덜 끝난 채 아침이 옵니다.

둘째는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하는 습관입니다. 통화하면서 메모하고 알림을 확인하면 주의가 잘게 쪼개집니다. 쪼개진 주의로 받아들인 것은 저장이 얕습니다. 나중에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남아 있는 것이 없습니다.

셋째는 쌓인 긴장과 피로입니다. 몸이 계속 대비 태세에 있으면 뇌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만 처리합니다. 기억을 정리해 넣는 일은 뒤로 밀립니다. 바쁜 시기에 유독 깜빡하는 일이 많아지는 이유입니다.

건망증과 치매는 다릅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 분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힌트를 주면 떠오르는 것은 대개 건망증 쪽입니다. 「어제 저녁에 뭐 드셨어요」 했을 때 바로 생각나지 않다가 「국이 있었죠」 하면 아 맞다 하고 떠오르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그 일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없어지고, 힌트를 줘도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익숙하던 길이 낯설게 느껴지거나, 본인보다 주변 사람이 먼저 변화를 알아차리는 경우도 그렇습니다. 이럴 때는 신경과에서 인지기능 검사를 받아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덧붙여 말씀드리면, 스스로 걱정해서 병원을 찾는 분들은 대체로 건망증 쪽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것은 안심하시라는 뜻이지 검사를 미루셔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힌트를 주면 떠오르면 건망증 쪽, 그 일 자체가 없어졌으면 검사가 필요한 쪽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봅니다

한의학에서는 기억을 심(心)과 비(脾)가 함께 맡는 일로 봅니다. 생각이 많고 걱정이 잦으면 이 두 가지가 함께 소모되는데, 그러면 잠이 얕아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잘 잊어버리게 됩니다. 심비양허(心脾兩虛)라고 부르는 상태입니다.

몸이 무겁고 머리가 맑지 않고 어지러운 느낌이 함께 있으면 담음(痰飮)으로 봅니다. 흐름이 막혀 머리까지 맑은 기운이 올라가지 못하는 상태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진행되고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고 이명이 함께 있으면 신정(腎精)이 줄어든 쪽으로 봅니다. 한의학에서 신(腎)은 뇌수와 이어져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이 잦고 스트레스를 받은 뒤 유독 심해지면 간기(肝氣)가 뭉친 쪽입니다. 어느 쪽인지에 따라 방향이 달라져서, 처음 오시면 잠·소화·긴장도·언제부터 심해졌는지를 함께 여쭤봅니다.

같은 「자꾸 깜빡한다」도 이렇게 갈래가 다릅니다. 총명탕처럼 이름이 알려진 처방도 아무에게나 맞는 것이 아니라 이 갈래를 보고 정합니다.

이럴 때는 검사를 먼저 받으세요

이럴 때는 검사를 먼저 받으세요

  • 방금 한 말이나 방금 있었던 일 자체가 통째로 없어질 때
  • 익숙하던 길이나 장소가 낯설게 느껴질 때
  • 본인보다 주변 사람이 먼저 변화를 알아차렸을 때
  • 날짜나 계절을 자주 혼동하거나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두는 일이 반복될 때
  •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실제로 지장이 생기기 시작했을 때 — 이때는 신경과 인지기능 검사를 먼저 받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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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신호가 있으면 검사를 먼저 받으세요

갑상선 기능 저하, 비타민 B12 결핍, 빈혈, 우울증도 기억력을 떨어뜨립니다. 이런 원인은 확인만 되면 되돌릴 수 있는 경우가 많아서 먼저 살펴보는 편이 순서가 맞습니다. 수면제나 항불안제를 오래 드시고 계시다면 조절은 반드시 처방한 선생님과 상의하셔야 합니다.

되돌릴 수 있는 원인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걱정만 하고 미루는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오늘부터 해보실 네 가지

첫째, 기억을 밖으로 꺼내 두십시오. 할 일을 적어두는 것은 기억력이 나빠서가 아니라 머리가 쓸 자리를 비워두는 방법입니다. 적어두면 오히려 다른 것을 더 잘 기억하게 됩니다.

둘째, 한 번에 하나씩 하십시오. 통화하면서 메모하지 마시고, 한 가지가 끝난 다음 다음 것으로 넘어가십시오. 주의를 모아주는 것만으로 깜빡하는 횟수가 줄어드는 분들이 많습니다.

셋째, 잠을 지키십시오. 자는 동안 기억이 정리된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해 확인된 부분입니다. 몇 시간 자느냐보다 깨지 않고 이어서 자는 쪽이 중요합니다.

넷째, 가볍게 꾸준히 걸으십시오. 걷는 것은 머리로 가는 혈류를 늘려줍니다. 하루 이삼십 분이면 충분하고, 몰아서 하기보다 자주 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네 가지 중 하나만 골라 이 주 정도 해보셔도 됩니다. 대개 적어두기와 잠부터 손대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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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해보실 네 가지

자꾸 깜빡하신다는 것은 그동안 머리를 쉬지 못하게 쓰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나이 탓으로만 넘기지 마시고, 그렇다고 혼자 걱정만 하지도 마십시오.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이 기억을 방해하고 있는지 함께 확인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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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불안·긴장을 따로 보지 않고 함께 봅니다
  • 검사에서 잘 안 잡히는 몸의 반응도 같이 확인합니다
  • 드시는 약이 있으면 병행 여부를 먼저 상의합니다
  • 체질과 상태에 맞춰 처방을 정합니다

초진 문진표 작성마음편한 클리닉 보기

마지막 검토: 2026년 8월 23일 — 권영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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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주 대표원장

권영주 대표원장 · 한방내과 전문의

20년째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만나온 한의사언니입니다. 「요즘 자꾸 깜빡해요」 하고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대부분 웃으며 말씀하시지만 속으로는 걱정을 오래 안고 계셨던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분들께는 잠과 최근 몇 달의 일 부담부터 여쭤봅니다. 나이 탓으로만 보면 손댈 곳이 없지만, 몸의 흐름으로 보면 바꿀 수 있는 것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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